인권위, 스마트폰 정보 통신조회 법개정 촉구…사생활 보호 강화

스마트폰 위에 디지털 보호막이 씌워져 있고, 뒤에는 법률 서류가 놓인 전문적인 사진

어느 날 문득, 내 스마트폰이 나 모르게 열려 있었다면? 디지털 일기장의 비밀을 지키려는 움직임

어두운 방 침대 옆 스마트폰 화면에 추상적인 데이터와 작은 디지털 금이 간 모습의 클로즈업
어두운 방 침대 옆 스마트폰 화면에 추상적인 데이터와 작은 디지털 금이 간 모습의 클로즈업

밤늦도록 이어진 회의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김 대리. 지친 몸으로 잠자리에 들기 전, 습관처럼 스마트폰을 들여다봅니다. 오늘 하루 있었던 일들을 친구에게 메시지로 전하고, 내일 중요한 약속을 다시 한번 확인합니다. 가장 사적인 생각과 고민까지 담겨 있는, 이제는 또 하나의 ‘나’와 다름없는 존재. 그런데 만약, 이 스마트폰 속 나의 모든 기록이 나도 모르게 누군가에 의해 들여다봐졌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요? 섬뜩한 상상 같지만, 실제로 우리 주변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입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최근 스마트폰 등 정보 통신조회에 대한 법 개정을 촉구하고 나선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알 권리’ 없는 감시, 왜 이 문제가 중요한가요?

우리 사회는 강력 범죄 수사나 국가 안보를 위해 수사기관이 피의자의 통화 내역, 위치 정보 등을 조회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신자료 제공통신사실 확인자료 제공이라고 부르는데요. 통신자료는 가입자 이름, 주민등록번호, 주소 등 기본적인 개인 정보이고, 통신사실 확인자료는 통화 일시, 통화 상대방 번호, 기지국 위치 등 통신 흔적을 말합니다. 문제는 이 정보들이 수사기관의 요청만으로 너무 쉽게, 그리고 당사자에게는 알리지 않은 채 열람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2019년 한 해 동안 수사기관이 통신사업자로부터 제공받은 통신자료는 무려 1,600만 건이 넘습니다. 약 620만 명의 정보가 조회된 셈이지요. 통신사실 확인자료도 수십만 건에 달합니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 우리의 디지털 발자국은 수시로 누군가의 추적 대상이 되고 있는 현실입니다. 이는 헌법이 보장하는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할 소지가 크며, 나아가 민주 사회의 근간인 개인의 자유로운 소통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디지털 시대의 그림자, 인권위가 제안하는 사생활 보호 강화 방안

현대적인 회의실 테이블에 펼쳐진 법전과 스마트폰, 배경에는 추상적인 데이터 흐름 그래픽이 있는 사진
현대적인 회의실 테이블에 펼쳐진 법전과 스마트폰, 배경에는 추상적인 데이터 흐름 그래픽이 있는 사진

1. 영장주의 원칙 강화: 법원의 엄격한 심사를 거쳐야 합니다

현재 통신자료는 수사기관의 단순 요청만으로도 취득이 가능합니다. 인권위는 이러한 방식이 사생활 침해를 야기하므로, 법원의 영장 발부를 의무화하여 법관의 엄격한 심사를 거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마치 누군가의 집을 압수수색할 때 영장이 필요한 것처럼, 우리의 ‘디지털 일기장’을 들여다보는 일에도 그에 준하는 법적 절차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2. 통지 의무화: 누가, 왜 나의 정보를 열었는지 알아야 합니다

통신자료 제공 사실은 수사기관이 수사가 종결되거나 공익상 필요한 경우에만 당사자에게 통지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이마저도 통지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아, 많은 국민들은 자신의 정보가 조회된 사실조차 모릅니다. 인권위는 정보 조회 시 당사자에게 반드시 통지하도록 의무화하고, 통지 유예는 엄격한 요건 하에 최소한으로 허용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내가 모르는 사이 내 정보가 열람되었다는 사실을 뒤늦게라도 아는 것은, 최소한의 방어권이자 알 권리입니다.

3. 정보 범위 명확화 및 오남용 방지: 최소한의 원칙을 지켜야 합니다

어떤 정보까지 통신조회 대상이 될 수 있는지, 그 범위가 모호하다는 지적도 많았습니다. 인권위는 수사 목적과 필요성에 따라 최소한의 정보만 요청하도록 법에 명확히 명시하고, 수사기관의 오남용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조회된 정보의 보관 및 파기 절차 또한 투명하게 관리되어야 할 것입니다.

4.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의 필요성: 시대의 변화에 발맞춰야 합니다

현재의 통신비밀보호법은 스마트폰이 보편화되기 이전인 1990년대에 만들어졌습니다. 디지털 기기가 우리 삶의 핵심적인 부분이 된 지금, 낡은 법으로는 급변하는 정보 통신 환경 속에서 개인의 사생활을 온전히 보호하기 어렵습니다. 인권위는 이러한 시대적 변화를 반영하여 통신비밀보호법의 전면 개정이 시급하다고 역설합니다.

현장의 목소리: "디지털 인권은 현실의 인권과 같습니다"

시민사회와 법조계에서는 오랫동안 이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해왔습니다. 한 법률 전문가는 "수사 편의성만을 앞세워 개인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관행은 이제 바뀌어야 합니다. 영장주의는 수사기관의 자의적인 권한 남용을 막고 국민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최후의 보루입니다"라고 힘주어 말했습니다. 또한, 한 인권단체 활동가는 "스마트폰은 더 이상 단순한 기기가 아닙니다. 개인의 사생활과 정체성이 고스란히 담긴 공간이며, 디지털 공간에서의 인권은 현실에서의 인권과 다름없이 존중받아야 합니다"라며, 법 개정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나도 모르게 내 통화 내역이나 위치가 조회될 수 있다니 소름 끼친다", "영장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 등 불안과 불만을 토로하는 글들이 심심치 않게 올라오고 있습니다. 국민들의 사생활 보호에 대한 인식이 높아진 만큼, 이러한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할 때입니다.

안전한 사회를 향한 한 걸음, 우리 모두의 숙제입니다

국가인권위원회의 이번 권고는 우리 사회가 디지털 시대의 인권이라는 중요한 화두를 다시 한번 깊이 성찰해야 할 시점임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강력 범죄 예방과 국가 안보 유지라는 공익적 목표는 분명 중요합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헌법이 보장하는 국민의 기본권이 침해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우리는 범죄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원하지만, 동시에 자유롭게 소통하고 나의 사생활을 보호받을 권리 또한 간절히 원합니다.

이번 인권위의 권고가 단순히 하나의 보고서로 끝나지 않고, 실질적인 법 개정으로 이어져 우리 국민들이 디지털 세상에서도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는 초석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국회와 정부는 이번 권고의 취지를 깊이 헤아려,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합리적인 법 제도를 만들어나가야 할 것입니다. 우리 모두의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가 건강한 디지털 민주주의를 만들어가는 중요한 동력이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이 정보는 법률적 조언이 아니므로, 구체적인 법률 자문이 필요하시면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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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shed on 2025-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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