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경제 긴장 완화될까? 허리펑, 美 재무장관과 '안정' 대화

미중 경제 대화의 긴장감과 안정화를 모색하는 모습이 담긴 세계 경제 풍경.

미·중 경제 대화, 살얼음판 위 '안정' 향한 작은 발걸음인가

미중 경제 관계의 위태로운 균형과 안정화를 향한 섬세한 길을 상징하는 얼음길.
미중 경제 관계의 위태로운 균형과 안정화를 향한 섬세한 길을 상징하는 얼음길.

지난달 서울 종로의 한 작은 IT 부품 수출 기업 대표실, 김민준(가명, 50대) 사장님의 얼굴에는 깊은 고민이 드리워져 있었습니다. "미국과 중국이 서로 으르렁거릴 때마다 저희 같은 중소기업들은 밤잠을 설칩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공 하나를 쫓아다니는 기분이죠. 관세 폭탄부터 물류 차질까지, 예측 불가능한 변수들이 너무 많습니다." 김 사장님의 목소리에는 불확실한 국제 정세 속에서 고군분투하는 우리 기업들의 애환이 고스란히 묻어났습니다. 글로벌 경제의 두 거인, 미국과 중국의 관계는 이렇듯 우리네 평범한 시민과 기업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바로 이런 상황 속에서 최근 전해진 소식 하나가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지난 1월 26일, 태국 방콕에서 만난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과 허리펑(何立峰) 중국 국무원 부총리 간의 회담입니다. 양측은 "양자 경제 관계의 안정화"를 강조하며 '건설적이고 생산적인' 대화를 이어갔다고 밝혔습니다. 갈등의 파고가 높았던 지난 몇 년을 돌아보면, '안정'이라는 단어 하나가 주는 울림은 결코 작지 않습니다. 과연 이번 만남은 미·중 경제 긴장 완화의 서막을 알리는 신호탄일까요, 아니면 여전히 냉기가 감도는 관계 속 작은 미동에 불과할까요?

서로 다른 길 위에서 '안정'을 외치다

미국과 중국은 오랫동안 세계 경제의 성장을 견인해 온 두 축입니다. 하지만 2018년 미국의 대중국 관세 부과를 시작으로, 기술 패권 경쟁, 공급망 재편, 대만 문제 등 다양한 이슈들이 복잡하게 얽히며 양국 관계는 급격히 얼어붙었습니다. 서로를 향한 경제적 압박은 세계 각국의 기업들에게 불확실성을 안겨주었고, 이는 다시 소비자 물가 상승과 경기 둔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낳았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옐런 장관과 허 부총리의 만남은 그 자체로 의미가 깊습니다. 양국은 공동으로 미·중 경제 실무 그룹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정기적인 소통 채널의 유지 의지를 피력했습니다. 이는 갈등의 확대를 막고, 최소한의 관리 가능한 수준에서 관계를 유지하려는 노력이 엿보이는 지점입니다. 특히 중국 경제의 둔화가 현실화되고 미국 역시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 우려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상황에서, 양국 모두 '안정'이라는 공통의 목표에 대한 절실함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여전히 넘어야 할 거대한 산들

하지만 이번 대화가 모든 문제를 해결할 마법 같은 열쇠는 아닙니다. 양국 간의 근본적인 갈등 구조는 여전히 견고합니다. 미국의 첨단 기술 수출 통제는 중국의 반도체 산업 발전을 직접적으로 겨냥하고 있으며, 중국 역시 내수 중심의 경제 성장과 기술 자립을 강조하며 미국의 압박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옐런 장관은 회담에서 중국의 '불공정한 무역 관행'과 '시장 왜곡 정책'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고, 허 부총리 또한 미국의 '대중국 제재' 철회를 요구하며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습니다. 이러한 핵심 쟁점들은 단 한 번의 대화로 풀릴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 1월 28일, "양측이 대화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핵심 경제 문제에 대한 이견은 여전하다"고 보도하며 신중론을 폈습니다. 실제 양국은 대화 채널을 유지하면서도, 자국의 이익을 위한 전략적 경쟁은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디리스킹(de-risking)'으로 대표되는 미국의 공급망 재편 전략은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는 움직임이며, 이는 여전히 중국 경제에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변화의 바람, 그리고 우리의 자세

미·중 관계의 변화는 우리 대한민국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우리는 두 강대국 사이에서 외교적, 경제적 균형을 유지해야 하는 숙명을 안고 있습니다. 미국의 '디리스킹' 전략은 우리 기업들에게 새로운 공급망을 구축해야 하는 과제를 안겨주었지만, 동시에 새로운 기회를 모색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베트남이나 인도 등 제3국으로의 투자 확대가 그 예입니다.

김재원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경제 전문가는 "미·중 경제 관계는 완전히 디커플링(decoupling)되기보다는, 특정 분야에서는 경쟁하고 또 다른 분야에서는 협력하는 '선별적 디커플링' 형태로 진화할 가능성이 높습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그는 이어 "우리 기업들은 이러한 변화의 흐름을 읽고,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해야 합니다. 특히 미래 성장 동력인 첨단 기술 분야에서 독자적인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라고 조언했습니다.

희망의 실타래를 푸는 지혜

미·중 경제 대화는 여전히 안개 속을 걷는 듯하지만, '안정'이라는 키워드에 합의하고 대화 채널을 유지하려는 노력 자체는 긍정적인 신호로 보입니다. 마치 꽁꽁 얼어붙었던 강물이 조금씩 녹아내리며 물길을 트는 모습과 같습니다. 완전한 해빙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만, 얼어붙은 관계 속에서 서로의 손을 놓지 않으려는 노력이 지속된다면, 우리 모두에게 조금 더 예측 가능한 미래를 선물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투자 시장은 여전히 변동성이 높습니다. 이러한 불확실성 속에서 개인과 기업은 현명한 판단을 내려야 합니다. 투자 결정은 신중히 하시고, 손실 위험을 충분히 고려하시기 바랍니다. 미·중 관계의 향방은 단지 양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삶과 직결된 중요한 과제입니다. 이번 대화를 계기로, 서로 다른 길 위에서 공존의 지혜를 찾아가는 과정이 계속되기를 간절히 바라봅니다. 그 작은 발걸음들이 모여, 김민준 사장님 같은 많은 이들이 걱정 없이 미래를 꿈꿀 수 있는 따뜻한 세상이 오기를 기대합니다.

h

han

Published on 2025-12-09

Comments (0)

0/2000
Loading comments...